한지민의 영화 <조제> 줄거리, 흥행, 일본 원작과 비교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라는 일본영화를 아시나요?

2000년대 초반 일본 영화와 드라마가 싸이월드를 통해 나름의 매니아들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정말 수준높은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만들다보니 일본영화 예전만큼 덜 소비하고 있지만 2000년대 초반엔 이누도 잇신, 이와이 슈운지와 같은 한국에서 믿고 보는 감독들의 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영화는 2004년 한국에서 개봉했던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를 리메이크한 한국 영화 "조제"를 소개합니다.

 

조제 

개요 : 멜로/ 로맨스 / 117분
개봉 : 2020.12.10

감독 : 김종관

출연 : 한지민, 남주혁, 허진, 박예진, 이소희
네이버 평점 8.2

영화 한지민, 남주혁 주연 조제

줄거리

지방대학을 다니는 가난한 학생 영석(남주혁)은 교수들의 잡무를 봐주기도 하고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고 지냅니다. 그러던중 휠체어가 고장나서 길에 쓰러져 있는 한반신 마비 장애인인 조제(한지민)를 우연히 만나고 그런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 주게 됩니다. 고물과 온동 잡동사니를 주워 모으는 할머니(허진)와 함께 살고 있는 조제는 본인을 도와준 영석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그들의 첫만남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영석은 처음 조제를 만난 이후 그녀에게 묘한 호기심을 느끼고 길에서 우연히 본 조제의 할머니를 도와주며 다시 그 집에 가며 셋은 함께 첫 식사를 합니다. 그 날 이후 영석은 이런 저런 핑계거리로 조제의 집을 찾아오고 처음엔 말도 없고 어둡기만 하던 조제와 조금씩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영석은 대학후배인 수경(이소희)에게 조제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수경의 조언으로 조제와 할머니의 집을 무료 리모델링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리모델링 하던 중 수경과 영석의 사이를 눈치 챈 조제는 영석과의 거리를 두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제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되어 한달음에 그녀의 집에 찾아간 영석은 서로의 속마음을 알고 그들은 이후부터 연인이 되어 동거를 시작합니다.

마냥 행복할 것만 같던 둘은 영석이 회사를 다니며 조금씩 현길의 벽에 부딪히고 그런 영석의 마음을 깨닫게 된 조제는 그와 헤어지고 다시 혼자가 됩니다. 

시간이 흘러 조제는 자동차 운전을 홀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립할 수 있게 되고 영석은 후배 수경과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을 준비하게 되는데 마음속 남아 있는 그의 감정에 눈물을 흘립니다. 영화의 마무리는 그들의 이별의 장면이 오버랩됩니다.

 

평가와 흥행

한지민, 남주혁의 영화 "조제"는 미장센이 좋은 무난한 로맨스 영화로 영상미로 유명한 김종관 감독의 작품인만큼 영상미로는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원작영화와 비교했을때 굳이 이걸 왜 리메이크를 했나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원작이 그만큼 좋았고 국내에서는 2004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하고 그 호평에 힘입어 그 해 10월에 소규모 개봉을 했고 다음 해까지 장기 상영을 하였는데 수입사가 나중엔 사명을 영화사 <조제>라는 이름으로 바꿀 정도로 당시 꽤 히트를 친 영화였습니다.

 

탄탄한 원작의 벽, 코로나가 대유행하던 시절이기에 흥행은 크게 되지 못하였고  하필이면 2020년 겨울 가장 강력한 티켓 파워를 보유한 원더우먼 1984가 12월 23일 개봉할 예정이라서 시기도 문제지만 경쟁작도 잘못 만나 운이 없었습니다.

영화 조제의 누적 관객은 21만명으로 집계됩니다.

 

원작과의 비교

이 영화의 원작은 2004년 개봉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란 영화입니다. 영화에 앞서 1985년 원작 소설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이 영화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개요 : 드라마 / 117분
개봉 : 2004.10.29

감독 : 이누도 잇신 

출연 :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우에노 주리
네이버 평점 9.19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일본 원작도 한국의 조제와 내용의 흐름은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단 다른점은 조제 캐릭터의 해석인데 일본 원작 조제에 비해 한지민의 조제는 지나치게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작은 어둡지만 음울하지 않고 장애가 있지만 의존적이지 않게 표현됩니다. 특히나 초반 조제가 주인공 츠네오에게 계란말이를 하고 생선을 구워가며 식사를 차려주는 모습은 너무 인상적일 정도로 능숙합니다. 반면 한국의 조제는 다리미판에 스팸을 굽거나 번데기탕을 끓여주는 모습이 장애가 있지만 어딘가 자신의 삶을 능숙하게 꾸려나가지 못하는것 같아 장애인의 궁핍하고 안타까운 인상만 부각시키는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원작에서는 조제가 그저 불쌍한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으며 책을 많이 읽어 박학다식한 모습을 보여주고 성적인 욕망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한국판 조제는 지나치게 장애인이라는 점에 집중해서 불쌍하고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 장애인에 대한 묘사가 2003년 원작에 비해 많이 퇴보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